[인지 발달] |  인지발달-기억발달
 
멀뚱멀뚱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는 것 같은 우리 아이.
영아에도 있었던 일, 보았던 것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영아의 기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양육법과 놀이를 소개합니다.
글 | 최혜선

영아도 기억하나요?

 

이제 14개월 된 예나는 주말마다 할머니 집에 갑니다. 할머니 집에 가면 예나가 항상 먼저 집어오는 장난감이 있습니다. 바로 애벌레 인형입니다. 빨강, 파랑, 노랑의 알록달록 다양한 색의, 흔들면 소리도 나고, 거울도 달린 애벌레 인형. 할머니 집에 오면 많이 쌓여진 장난감 중에 유독 그 장난감을 먼저 집습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많은 장난감과 많은 책을 사줍니다. 하지만 예나처럼 그 중에서 아이가 유독 좋아하는 것이 있지요. 놀이를 할 때에 꼭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려고 하고, 책을 볼 때 꼭 들고 오는 책이 있습니다. 아이가 그 물건을 가지고 온다는 것은 그 아이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기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학습에 기초가 되는 능력으로,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기억을 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인지하여야 가능합니다. 기억능력은 새로운 다른 것을 학습하는 것을 도와주고, 연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발달이 활발이 이루어지고, 발달에 중요한 시기인 36개월 미만의 영아. 영아도 기억할 수 있나요? 많은 연구들에서 영아기의 기억능력에 대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주어진 것에서 기억해내기: 재인기억(recognition memory)

 

어린 영아의 기억력을 밝혀낸 대표적인 연구가 있습니다. 로비 쿨리어(Rovee-Collier, 1987) 3개월 된 영아의 침대에 모빌을 달고 영아의 한쪽 발을 리본으로 묶어 그 리본을 모빌과 연결했습니다. 3개월 영아는 발을 차면 모빌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몇 주일 후에 같은 침대로 갔을 때, 이번에는 발을 리본으로 묶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영아들은 발을 차는 시늉을 했습니다. 이것은 발로 차면 모빌이 움직인다는 것을 기억한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모양이 약간 다른 모빌을 매달아 놓았더니 영아는 그것을 차지 않았지만, 먼저 번의 모빌을 다시 매달아 놓자 영아는 그것을 기억하고 발로 차기 시작했습니다.

영아의 이러한 기억을 재인기억이라고 합니다. 재인은 여기 많은 과일이 있는데 사과는 어느 것이지?”와 같이 보이는 것에서 기억하고 골라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영아는 일찍부터 상당한 재인능력을 가지고 있고, 재인기억능력은 영아기에 더욱더 발달합니다.

 

스스로 기억해내기: 회상기억(recall memory)

 

책을 보자고 하면 아이는 두리번거리며 정신없이 찾는 책이 있습니다. 아이마다 찾는 책은 달라도 각자 좋아하는 한두 권의 책은 있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아이가 기억하고 잇는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앞서 말한 재인기억처럼 어떤 보기 같은 것은 없습니다. 아이가 기억하고 있는 저장소에서 기억을 끄집어 내는 것입니다. 영아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항상 같은 곳에 두다가 치워버리면, 7개월 된 영아는 어! 하고 놀란 표정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 또한 영아가 그 장소에 있던 물건에 대해 기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OO생일이 언제지?”와 같이 저장되어 있는 정보 속에서 기억해내는 것을 회상기억이라고 합니다. 아무런 보기가 없는 주관식 문제를 푸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첫돌 무렵이면 사라진 물체를 찾는(대상영속성) 행동과 며칠 전에 했던 놀이를 며칠 후 반복하는(지연모방) 행동은 영아도 회상기억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13개월 영아는 인형을 통 속에 집어 넣고, 스폰지에 비누칠을 해서 인형을 씻기고, 수건으로 인형의 몸을 말리는 행동을 빠짐없이 그대로 재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부터 기억력이 발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기억능력, 이렇게 도와주세요

 

▶ 장소 기억법을 이용해 보세요

사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위치와 장소를 이용해 보세요. 장소를 이용해서 기억하는 연습을 하면 기억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간 개념과 어휘를 익히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음식은 냉장고, 옷은 옷장처럼 관련있는 것을 연결시켜주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냉장고 안에 우유가 있네

침대 위에 곰돌이가 있네 

곰돌이 옆에 공룡인형이 있네

몇분 후

또는

며칠 후

우유 먹을까? 우유가 어디 있었지?”

곰돌이가 어디에 있었지?”

곰돌이 옆에 뭐가 있었지?”

 

▶ 반복해서 말해주세요

물건이 있는 곳이나 아이가 기억해야 할 내용을 반복해서 말해주세요. 동시에 아이도 따라서 말하도록 하세요.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주입이 되어 기억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주기적으로 아이가 기억할 수 있도록 상기시켜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 특징을 잡아 알려주세요

사물이나 장소, 다른 무언가의 정보를 아이가 접했을 때 그것의 특징을 알면 기억하기 쉽습니다. 그 특징만 보아도 그 사물이 생각나고, 그 사물을 보면 그 특징부터 보이기 때문에 특징을 잡아 기억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그것이 어디에 속하는지, 소속을 알려주세요

무작정 기억하려 한다면 아이에게 어렵기만 합니다. 사과는 과일이고, 바지는 옷이고, 소방차는 차이고……. 그것이 어디에 속하는지 큰 개념을 알려주면 하나의 대상을 기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물을 분류하는 능력도 길러줍니다.

 

▶ 며칠 전에 했던 놀이를 다시 해보세요

소꿉놀이나 병원놀이 같이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한 후, 며칠 후에 다시 그 놀이를 해보세요. 자신이 했던 놀이를 잊고 있었더라도 그때 사용했던 장난감을 본다면 아이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기억발달에 도움을 주는 장난감 놀이

 

* 터널이 있는 기차놀이

기차가 터널을 지나 나오는 것을 기억하면, 기차가 터널을 지날 때 터널을 지나 나올 것을 예측하고 기차가 나올 방향을 쳐다봅니다.

 

* 누르면 움직이거나 소리나는 장난감

누르면 움직이거나 소리가 난다는 것을 기억하면, 그 장난감을 보았을 때 버튼을 누르려고 합니다.

Tip

어릴 적, 몇 살부터 기억이 나세요? - 영아기 건망증(Infantile Amnesia)

 

영아기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영아기 건망증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어렸을 때 일을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 연령은 3~4세입니다(Jusczy & Hohne, 1997; Mandler & McDough, 1995; Sheingold & Bjorklund, 1998). 사람들은 왜 어렸을 적 기억을 못하는 걸까요?

영아기 건망증의 원인을 밝히는데 근본 문제는 그 원인이 기억 자체를 못하는가? 아니면 기억은 했는데 끄집어내지 못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인, 자서전적 기억(autobiographical memory)이 영아기 동안에는 저장이 되지 않는지, 아니면 저장은 되지만 어떤 이유로 해서 인출을 할 수 없는지 하는 것입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영아는 다양한 종류의 기억을 상당히 오랜 기간 저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아기 기억이 얼마나 지속되는가에 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영아기 건망증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은 단지 시간이 지나면서 영아기 기억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동기부터 노년기까지 처음 기억나는 연령은 똑같기 때문에 이 설명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유아기에 일어나는 어떤 변화로 말미암아 이 시기 이후의 기억이 가능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 유아가 되면서 뇌가 발달하고 기억이 조직화되어 완전히 기억하는 동시에, 말을 하게 되면서 좀더 쉽게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릴 때 기억은 결국 찾을 수 없는 것인가요?